[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스마트폰 자동차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인 ‘티맵’을 켜고 안전운전하면 보험료를 깎아주는 ‘운전습관 연계 보험(UBI)’ 출시 경쟁이 뜨겁다. 대형 손해보험사인 DB손해보험이 지난해 SK텔레콤과 손잡고 상품을 출시하며 UBI보험 시장에 불을 댕긴 후 KB손해보험 등 대형사의 시장진입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내년에는 대부분 손보사가 관련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고객 유치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보는 SKT와 함께 ‘티맵 안전운전할인 특별약관’을 출시했다. 티맵 앱을 이용한 보험상품은 올해 초 DB손보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상품은 티맵의 운전습관 기능을 통해 500km이상 주행한 안전운전 점수가 61점 이상이면 보험료를 10% 할인해 준다. 별도의 장치를 설치하거나 보험사에 추가 서류제출 필요 없이 티맵 앱을 사용하면서 측정한 안전운전 점수만 조회하면 특약에 가입할 수 있다.이평로 KB손보 자동차보험부문장(상무)은 “평소 안전 운전하는 고객은 보험료가 더 저렴해지고 회사는 사고 위험이 낮은 가입자를 모집함으로써 윈윈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DB손보는 업계 최초로 지난해 4월 SKT와 UBI 자보 할인 특약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 특약은 올해 1월부터 11월 중순까지 11만8000여건이 팔렸는데 지난해 4~12월 2만5000여건보다 5배 가까이 늘어났다. 현재까지 15만명 이상이 이 상품을 선택했다. 애초 보험료 할인율이 5%였는데 손해율이 50~60%대로 낮아지자 10%로 확대했다.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등도 상품 개발이 한창이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1월 KT와 제휴를 맺었다. 5000명의 체험단을 통해 직접 데이터를 분석하고 할인 기준 등의 막바지 상품 개발을 하고 있다. 내년 초에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해상도 최근 KT와 협약을 체결한 뒤 빅데이터 분석으로 고객별 특성을 파악 중이다.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개발이 한창이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는 시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SKT 등 통신사와 기술협력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자동차보험에 사물인터넷을 적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는 우량 고객을 선별하기 쉬워서다. 특히 차량 내 설치하는 운행기록장치를 통해 차량의 연비, 주행거리 등 관련 자료를 수집하기 수월하다. 박소정 서울대 교수는 “인슈어테크는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보험의 기본개념을 바꿀 수 있다”며 “자동차보험에서 텔레매틱스 기술을 활용해 운전자의 안전운전 여부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UBI보험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